잔무늬 거울의 미스터리

청동거울은 한반도와 중국, 일본에서도 많이 출토되는 대표적인 청동기 유물이에요.
빛을 받으면 반짝거리는 청동거울은 하늘의 태양을 의미한 것으로 보여요.
제사장은 가슴에 청동거울(태양)을 매달아 자신이 하늘을 대신한 사람임을 과시했을 거예요.
잔무늬 거울(다뉴세문경, 문화재청)과 청동거울을 매단 제사장의 상상도
1960년경 충남 논산에서 특별한 청동거울 한 점이 출토되었어요.
이 청동거울을 조사한 학자들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모습에 깜짝 놀랐어요.
지름 21.2㎝의 청동거울 안에는 무려 1만3000개가 넘는 정교한 선과 동심원이 새겨져 있었어요.
선과 선 사이의 간격은 0.3㎜로 머리카락보다 더 가늘었어요.
정밀한 도구와 확대경도 없던 시대에 수많은 선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그렸다는 것에 학자들 모두 감탄하였어요.
게다가 청동거울은 주조법을 이용해 만들었어요.
청동을 녹여 거푸집에 부어 만들었다는 것이죠.
이것은 0.3mm 간격의 수많은 선을 가진 거푸집을 만들었다는 것이에요.
학자들은 이처럼 정교한 방법으로 만들어진 청동기를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어요.
학자들은 잔무늬 거울의 제작 비밀을 풀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어요.
그러나 작은 원 안에 수많은 선을 그리는 작업은 실패를 거듭했어요.
간신히 선을 그려 거푸집을 만들었어도 청동을 붇다가 거푸집이 깨어지거나 선 무늬가 뭉개졌어요.
수십 년 실패를 거듭하던 학자들은 새로운 방법으로 복원에 성공했어요. 하지만
잔무늬 거울의 정교함을 완벽하게 표현해내지는 못했어요. 청동기 시대 고조선의 초정밀 주조법은 지금까지 우리 역사의 미스터리로 남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