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을 이끌고 당에서 탈출하다

이 틈을 노려 대조영의 아버지 걸걸중상은 당으로부터 벗어나고자 고구려 유민을 이끌고 말갈 추장 걸사비우와 함께 옛 고구려 땅으로 돌아가려 영주 땅을 탈출했어요(696년).
걸걸중상과 고구려 유민, 그리고 걸사비우와 말갈 유민들은 요하를 건너 요동 땅에 도착했어요.
당 조정은 처음에는 걸걸중상과 걸사비우에게 관직을 주고 다시 돌아오도록 설득했으나 걸걸중상 등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어요.
그러자 당 조정은 입장을 바꿔 거란출신 장군 이해고에게 군사를 주어 요동으로 이들을 쫓아 공격하도록 명령하였어요.
당에 맞선 대조영과 고구려 유민
당군이 추격하는 것을 알고 걸사비와와 걸걸중상은 군대를 모아 당군과 맞서 싸웠어요.
그러나 이 전투에서 고구려와 말갈 연합군은 크게 패했고, 그만 걸사비우는 전사하고 말았지요.
걸걸중상이 남은 유민들을 이끌고 동쪽으로 발길을 재촉하였는데, 얼마 뒤에 걸걸중상마저 병에 걸려 죽고 말았어요.
이제 대조영이 고구려 유민뿐만 아니라 추장을 잃은 말갈 유민들을 이끌어야만 했어요.
당군은 나중에 골칫거리가 될지도 모를 고구려와 말갈 유민들을 뒤쫓아서 끈질기게 추격해 왔어요.
천문령 전투
대조영은 유민들을 이끌고 동쪽으로 향했어요.
옛 고구려의 만주 지역으로 가려면 높은 산맥 사이로 난 천문령을 지나야 했어요.
천문령에 도착한 대조영은 높은 산의 험준한 지형을 이용해 이해고의 추격을 막고자 했어요.
대조영은 싸울 수 없는 아녀자와 노인들을 먼저 보내고, 군사들을 이끌고 계곡에서 당군을 기다렸어요.
당군이 도착하자마자 고구려와 말갈 연합군은 험준한 곳에 의지해 공격을 퍼부었어요.
대조영의 기습 공격을 받은 당군은 크게 패하였고, 이해고는 겨우 도망치고 말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