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바위’, 고인돌로 밝혀지다

1995년 겨울, 전라남도 화순의 보검재 계곡으로 목포대학교의 이영문 교수와 학생들이 찾아왔어요.
마을 사람들이 옛날부터 ‘괴바위’라 부르던, 길 가의 큰 바위를 찾아 답사를 온 거예요.
당시 마을 사람들은 깊은 숲 속 나무와 풀 속에 가려 있는 돌을 그냥 산 속의 흔한 바위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지요.
‘괴바위’의 아래쪽은 흙으로 덮여 있어 큰 바위만 땅 위로 보였어요.
이영문 교수 일행이 바위 아래의 흙을 파내자 덮개돌을 받치고 있는 여러 개의 돌기둥이 드러났어요.
바위 아래에는 사람들이 일부러 돌을 떼어낸 자국도 보였지요.
산 속의 흔한 바위가 아니라 고인돌이었던 거예요.
괴바위(전남 화순군)
‘괴바위’가 고인돌임을 확인한 사람들은 보검재 숲 속으로 들어가 주변을 샅샅이 살폈어요.
나무들 사이로 바위가 있고, 바위(덮개돌) 밑을 보면 어김없이 굄돌이 있었어요.
여러 달에 걸쳐 보검재 주변을 조사해 모두 596개의 고인돌을 찾을 수 있었어요. 사람들이 그냥 지나치던 곳을 유심히 살펴 어마어마한 유적을 찾아낸 것이에요.
이렇게 찾은 화순의 고인돌 유적에서는 돌도끼, 돌화살촉 등 다양한 유물들도 함께 출토되었어요.
유적의 보존상태도 좋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고인돌을 만드는 과정을 알 수 있는 채석장까지 발견되어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았어요.
그래서 2000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