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지성과 짝을 이룬 산성

고구려 사람들은 산과 평지에 짝을 이루어 성을 쌓았어요.
평소에는 평지성을 중심으로 생활하다가 외적이 침략하면 산성으로 옮겨가 방어를 했지요.
평지성은 주로 교통이 편리하고 넓고 평평한 곳에 쌓았어요.
살기에 공간이 넓고 물을 구하거나 물자를 보급하기 쉬워 살기 좋았어요.
하지만 외적의 침입을 막아내기 힘들다는 약점이 있었어요.
반면 산성은 길이 험하고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기 힘든 곳에 쌓았어요.
산 중턱에 쌓아 올린 두터운 돌 성벽은 성벽을 공격하는 대형장비 없이는 무너뜨리기 힘들었어요.
설령 성벽 공격용 장비들이 있더라도 이들 무기를 산 중턱까지 끌고 올라가기는 불가능했어요.
좁은 산길이라 한 번에 많은 군사가 공격하기도 힘들고, 성벽이 있는 산 중턱까지 올라오느라 지칠 수밖에 없었지요.
때문에 산성은 외적의 침입을 방어하기에 매우 유리하였지요.
하지만, 평지성과는 달리 물자를 구하기 힘들어 일상생활을 하는 데는 불리하였지요.
이에 고구려 사람들은 산성과 평지성의 장단점을 고려해 일찍부터 도성에는 평지성과 산성을 모두 쌓았어요.
가령 평상시에는 평지성에 살다가 외적이 침입하는 등의 비상시에는 산성으로 들어가 방어하였지요.
즉 평지성이 고구려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하는 곳이었다면, 산성은 전쟁에 대비한 피난과 방어를 위한 곳이었지요.
그래서 고구려는 도읍을 세울 때 늘 평지성과 산성을 함께 쌓았어요.
중국 지안의 국내성과 환도산성이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지요.
고구려는 도성이 있는 곳을 제외하면 대체로 산성을 훨씬 더 많이 만들었어요.
항상 주변의 여러 세력과 대결해야 했으니 방어를 먼저 생각할 수밖에 없었지요.
산성을 쌓기 위한 장소와 쌓는 모양은 백성들이 피난해서 장기간 살아갈 수 있는지, 군대의 지휘와 방어가 손쉬운지 등을 두루 살펴서 결정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산과 평지가 만나는 자리여야 하고 산속에 넓고 평평한 곳이 있어야 하며, 주변에 강이 흘러 물을 쉽게 얻을 수 있고 교통도 편리한 곳이어야 하지요.
또한 고구려 사람들은 군사 방어와 지역 거점 기능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지형을 찾아 나섰지요.
바로 넓은 골짜기를 감싸면서 강변의 평지를 끼고 있는 산 말이지요.
주변에 산비탈이 있어 방어에 유리하고 골짜기가 넓어 주변 지역을 거느리기에 좋고 강이 가까워 물자를 운반하여 보관하기에 좋았지요.
고구려 산성은 치밀한 설계와 정교한 기술을 바탕으로 쌓은 거예요. 지금도 고구려 산성이 자리 잡은 곳은 군사적으로 중요한 곳이거나, 그 지역에서 사람이 살기에 좋은 곳이 많아요.
외적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는 고구려 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