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한 미소를 짓고 있는 배동 석조여래삼존입상

넉넉한 미소를 짓고 있는 배동 석조여래삼존입상

M 지금 0 220

경주 남산에는 햇빛 각도에 따라 인상이 바뀌는, 천진한 미소로 유명한 불상이 있어요. 

바로 배동 석조여래삼존입상이지요. 

아기 같은 작은 키와 얼굴로도 유명해요. 

지금은 세 개의 불상이 한자리에 서 있지만 원래는 남산 기슭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고 해요.


중앙에 있는 본존불이 가장 눈에 띄는데, 통통하게 살이 오른 얼굴이 푸근하고 넉넉한 느낌을 주지요. 

오른손은 하늘을 향해 치켜들고 있고, 왼손은 아래로 내린 채 손바닥을 쫙 펴 내려뜨리고 있어요. 

이런 손의 모습은 부처님이 중생들의 공포와 걱정을 없애주는 것을 의미한답니다.


왼쪽 보살상은 긴 목걸이를 걸고, 불경과 비슷한 것을 쥐고 서 있어요. 

뒤쪽에는 동그란 광배가 있지요. 

무릎 아랫부분이 부러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어요. 

오른쪽 보살상은 꼿꼿하고 다부진 모습으로 서 있어요. 

두 보살상 모두 장식이 세밀하게 묘사되었어요. 

신라 사람들은 아이와 같은 미소를 짓고 있는 세 불상을 보며 세상 근심을 잠시 잊을 수 있었을 거예요.



d917410f5ce99928203f8b1e6e64893f_1720161859_5243.JPG
경주 남산 배동 석조여래삼존입상

문화재청

0 Comments
경주 남산을 야외 박물관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M 지금 0 216 2024.07.05
경주 남산은 경주시 남쪽에 있는 산이에요.높이 500m 정도 되는 높지 않은 산으로 토함산과 함께 경주의 대표적인 산이에요.신라 사람들은 이곳을 특별하게 여겼어요.신라를 세운 박혁거세가 태어난 곳도, 신라 왕실의 별궁이 있던 포석정지도 경주 남산 자락에 있어요.포석정지는 신라왕들이 제사를 지내던 곳이었는데, 후삼국 시대에 신라 경애왕이 후백제의 공격으로 견훤에게 죽음을 맞게 되는 곳으로 알려져 있어요.국력이 약했던 신라 말의 상황을 보여주는 곳이에요.남산에는 신라 건국에서부터 신라가 역사 속에서 사라지던 순간의 유적들, 그리고 신라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유적들이 곳곳에 숨어 있지요.경주 나정과 포석정지문화재청남산의 유래와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어요.옛날 서라벌(신라)에 남녀 두 신이 찾아왔어요. 두 신은 서라벌의 경치를 둘러보며 빼어난 모습에 감탄했어요.“경치가 멋지군요! 우리가 살 곳은 이곳인 듯합니다.”그때 빨래터에서 빨래를 하던 한 처녀가 이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려보니 산처럼 생긴 남녀가 가까이 오고 있었어요.깜짝 놀란 처녀는 소리를 지르며 기절했어요.“산 봐라. 사람 살려!”그 순간 두 신은 산으로 변했대요.이 산이 바로 경주 남산과 망산이에요.그런데 두 신은 왜 산으로 변했을까요? ‘산 같은 사람 봐라!’ 하고 외쳐야 하는데 ‘산 봐라!’하고 외쳤기 때문이라고 전해요.이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듯 신라 사람들은 남산을 신이 변해 만들어진 신성한 곳으로 여겼어요. 이런 특별한 곳이니 왕이 나올 만하지요?경주 남산에 모여 나랏일을 의논하면 모두 잘되었다는 기록이 전해요.신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남산에 신령이 나타나 계시를 주었다는 기록도 전하지요.한편, 경주 토함산에 세워진 석굴암과 불국사로 알 수 있듯 신라 사람들은 이 땅을 부처의 나라로 만들려고 했어요.신라 제23대 법흥왕부터 제28대 진덕왕까지 불교식 왕명을 쓰고 불교식 이름을 붙였어요.수도인 금성(경주) 곳곳에 절을 세우고, 탑을 높이 올렸지요.황룡사 9층 목탑 등 …
7개의 불상이 조각된 칠불암 마애불상군
M 지금 0 211 2024.07.05
경주 남산에 있는 대표적인 불상 중 하나는 바로 7개의 불상이 조각되어있는 칠불암 마애불상군이에요.남산에는 바위에 새긴 ‘마애불’이 많은데, 하늘신과 땅의 신이 바위에 머물며 사람들을 지켜줄 거라는 믿음으로 불상을 바위 곳곳에 새겼어요.지배층이나 왕이 나라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면, 남산 곳곳에 숨어 있는 신들이 나타나 그들을 혼내줄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칠불암은 통일 신라 시대(8세기 중엽으로 추정)에 만들어진 암자(큰절에 딸린 작은 절)로 암자 옆에 있는 바위에 새겨진 7개의 불상이 유명해요.바위 면에 새겨놓은 세 불상과 사각의 돌기둥 각 면에 새겨놓은 네 개의 불상으로 모두 7구의 불상이 있어요.화강암에 새겨진 삼존불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불상이에요.가운데 본존불이 자리하고 있고 양옆에 보살이 있어요.가운데 있는 본존불은 햇빛에 따라 느낌이 달라진다고 해요.마치 석굴암에 있는 본존불과 비슷한 느낌을 주기도 해요.어떤 때는 포근한 미소를 짓는 것 같고, 어떤 때는 근엄한 표정을 짓는 듯해요.사각 기둥 네 면에 불상이 새겨진 것을 사방불이라고 해요.이런 불상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물어요.사방불은 사방 어디에나 부처가 있음을 뜻해요.이 불상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눈을 지그시 감고 입을 꾹 다물고 있어요.세상의 고통을 내가 다 알고 있으니 걱정 말라고 위로하는 느낌을 주지요.경주 남산 칠불암 마애불상군문화재청
남산에 있는 목이 잘린 불상
M 지금 0 206 2024.07.05
경주 남산에는 80여 기가 넘는 불상이 남아 있어요.그 불상 중에는 이상하게도 머리가 잘려 나간 불상이 많아요.남산 삼릉계 석조여래좌상도 그런 불상 중 하나지요.사람들은 목 잘린 불상을 보고 깜짝 놀라곤 했어요.이 불상은 발견될 당시 머리는 골짜기에 떨어져 있었고, 불상 몸체와 광배(부처의 몸 주위에서 나는 빛을 부처님 몸 뒷면에 표현한 것)도 여기 저기 나뒹굴고 있었어요.이 불상 외에도 남산 여기저기에서 목 잘린 불상들이 많이 발견되었어요.분황사 우물에서도 목이 잘린 불상이 많이 묻혀 있었어요.도대체 왜 불상들의 목이 잘린 것일까요?비바람에 견뎌내지 못해 목이 떨어져 나간 것일까요?아니면 누군가 의도적으로 파괴한 것일까요?이런 의문을 품고 자세히 살펴보니 목 부분에서 파괴된 흔적을 찾을 수 있었대요.기록을 찾아보니, 『조선왕조실록』에 불상 목을 잘라 우물에 묻었다는 내용도 있었지요.도대체 왜 조선 시대에 그 많은 불상의 목을 자른 것일까요?유교를 중요시해서 불상 목을 잘라버린 것일까요?정확한 기록이 없어 그 이유는 알 수 없어요.다만 짐작할 뿐이지요.지금도 잘려 나간 불상 머리를 찾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어요.최근에도 불상 머리 하나가 발견되었어요.남산 삼릉계 석조여래좌상도 목과 광배를 붙여 온전한 모습을 볼 수 있게 해 놓았어요.경주 남산을 돌아보니 왜 신라의 보물 창고라고 하는지 알겠지요?수많은 절과 탑, 불상이 있던 이곳은 신라인들이 믿음으로 만든 부처의 나라였어요.단단한 바위에 불상을 새기고, 무거운 돌을 지고 산에 올라 탑을 세우려면 얼마나 힘들었을까요?하지만 신라 사람들은 몸이 힘든 것보다 부처와 보살이 자신들을 지켜줄 거라는 믿음이 더 컸기에 곳곳에 많은 불상과 탑을 만들었던 것 같아요.여러분도 부모님과 함께 경주 남산을 둘러보며 신라의 보물을 만나보세요.경주 남산 삼릉계 석조여래좌상문화재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