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로 돌아와 청해진을 설치하다

당의 장수가 되어 승승장구하던 장보고의 눈에 띈 것은 신라 출신의 노예들이었어요.
이들은 해적들에게 붙잡혀 강제로 당에 끌려온 사람들이었어요. 같은 신라 사람들이 노예가 되어 짐승과 같은 대접을 받으며 비참하게 살아가는 현실에 장보고는 몹시 분노하였어요. 참다못한 장보고는 신라로 귀국하여 왕에게 이를 알렸어요.
“폐하! 당의 여러 곳을 살펴보니 해적들이 우리 신라 사람들을 잡아다 노예로 팔아넘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노예가 된 우리 백성들은 하루하루 목숨을 부지하며 비참하게 살고 있습니다.”
“통탄할 일이다. 어찌 이를 막을 수 있단 말인가?”
“당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청해에 진영을 설치하여 해적들을 소탕하고, 그들이 백성들을 서쪽으로 데려가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그대가 청해진을 완성하고 해적들을 소탕하여 백성들을 구하라.”
“네 폐하! 분부 받들겠습니다.”
장보고는 왕의 허락을 받고 1만여 명의 군대를 조직하고 청해(완도)에 진을 만들었어요. 육지와 가까이에 있는 섬에 토성을 쌓고, 주변을 관측할 망루를 세웠지요. 바닷가에는 방어용 목책과 배가 정박할 수 있도록 선착장을 만들었고, 성 안에는 여러 건물과 제사를 지내는 사당도 세웠어요.
신라의 무역선(전쟁기념관)
청해진을 설치한 후 장보고와 군사들이 바다로 나아가 싸우니 1년 만에 해적이 소탕되었어요. 장보고는 청해진을 중심으로 신라 서남해안 일대의 해적을 소탕하면서 한편으로는 신라와 당, 일본을 잇는 해상 무역로를 개척하는데 많은 힘을 썼어요. 빠르고 튼튼한 배를 만드는 기술과 먼 바다를 건널 수 있는 항해술, 거기에다 강한 군대를 갖게 된 장보고는 점차 동아시아 바다를 장악해 나갔어요.
해적을 소탕한 장보고는 청해진을 중심으로 각 나라에서 물건을 싸게 사 다른 나라에 비싸게 파는 중계 무역을 하였어요. 청해진은 일본 하카다와 중국의 적산, 영파 등지에 지점을 둔 오늘날의 ‘종합무역상사’였어요. 또한 당, 일본 등의 여러 나라 상인이 교역하는 무역의 중심지였어요.
해적을 소탕하는 장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