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백에게 의지하는 의자왕

고심하던 의자왕과 귀족들은 결국 흥수의 말을 믿지 않았어요.
백제 조정에서 시간을 낭비하며 옥신각신 하는 사이에 당군은 해안을 수비하던 백제군을 물리치고 기벌포에 상륙하였고, 신라군은 탄현을 넘어 사비성으로 진격하고 있었어요.
두 나라 군대의 빠른 움직임에 다급해진 의자왕은 어찌할 바를 몰라 허둥거렸어요.
의자왕은 어쩔 수 없이 계백을 불러 5천 결사대로 김유신의 신라군을 막으라는 명령을 내렸어요.
적은 군사로 5만의 신라군을 막아야 하는 계백은 비장한 각오를 하였지요.
“나라의 미래를 알 수 없다.
내 처와 자식들이 외적에게 잡혀 노비가 될까 염려가 된다.
살아서 치욕을 당하는 것보다 죽어서 혼이라도 편한 것이 나을 것이다.”
계백은 처와 자식을 모두 죽이고 5천 결사대와 함께 황산벌로 출전하였어요.
백제군과 목책(백제군사박물관)
계백은 신라군이 황산벌에 도착해 먼저 수비하기에 좋은 세 곳을 골라 목책을 세웠어요.
계백은 결사대에게 큰 소리로 비장하게 외쳤어요.
“지난 날 구천은 5천 명으로 오나라 70만의 무리를 격파하였다.
오늘 마땅히 힘써 싸워 승리함으로써 나라의 은혜에 보답하자.”
“와!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