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당과 맞서 싸우다

신라, 당과 맞서 싸우다

M 지금 0 459

672년 평양에서 황해도 배천까지 남쪽으로 내려온 당군은 신라군의 공격으로 다시 석문으로 올라갔어요. 

석문은 황해도에 있는 넓은 들판으로 임진강을 건너 평양으로 가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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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장창 보병의 모습




신라군은 석문 들판의 남쪽에서 북쪽의 당군을 바라보며 진을 쳤어요. 

신라군은 이곳에서 당의 기병을 방어하기 위해 장창 보병을 이용하였어요. 

당 기병들이 신라군 진영으로 돌격해오자 신라 장창 보병들 앞에 서있던 궁수들이 화살을 한꺼번에 쏘았어요. 

쓰러진 기병들을 넘어 다른 기병들이 가까이 접근하자 궁수들이 뒤로 빠지고 장창 보병들이 이들을 대적했어요.



장창 보병들은 병사를 노리지 않았어요. 

이들은 긴 창을 땅에 지지해 세우고 달려오는 말을 겨냥했어요. 

맨 앞의 말과 병사가 쓰러지자 뒤따르던 기병들의 움직임이 둔해지기 시작했어요. 

도끼를 든 부월수와 칼을 든 검수들이 주춤하고 있던 기병을 포위하여 하나씩 제거해 갔어요. 

이 전투에서 장창을 활용한 신라군은 당군 3천 명을 사로잡았어요.

기분 좋은 승리였어요. 

승리에 취한 신라군은 도망가는 당군을 계속 쫓아가며 공격을 했어요. 

그러나 너무 정신없이 쫓다 적진 깊숙이 들어가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어요. 

이번에는 상황이 역전되어 거꾸로 당군의 공격을 받은 신라군은 대부분의 병사를 잃는 큰 피해를 입었어요.


김유신의 아들 원술도 화랑으로 이 전투에 참가하고 있었어요. 

원술은 신라군이 밀리고 있을 때 남은 군사를 이끌고 적진으로 뛰어들려 했어요. 

이때 부하가 말의 고삐를 붙잡고 원술을 말렸어요.


“대장부가 죽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죽을 곳을 택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이룬 것 없이 죽기보다 살아서 나중에 공을 세우는 것이 참다운 무사의 용기일 것입니다.”


“남아는 구차하게 살지 않거늘, 장차 무슨 면목으로 아버지를 뵙겠는가?”


원술이 말을 채찍질하여 달려 나가려고 하였지만, 부하가 고삐를 놓아 주지 않았어요. 

이 때 총사령관의 후퇴 명령이 떨어졌고, 원술도 눈물을 삼키며 다른 군사와 함께 후퇴를 하였어요. 

석문 전투에서 신라군이 크게 졌다는 소식은 문무왕에게 전해졌지요. 

왕은 신하들을 모아 대책 회의를 했어요.


“석문 전투의 패배를 어찌 하면 좋겠소?”

석문 전투의 패배로 크게 걱정을 하는 문무왕 앞에 김유신이 나서서 말했어요.


“당군의 세력이 크니 요충지에 성을 쌓고 장수와 군사들로 하여금 그곳을 지키게 하옵소서. 비록 신이 늙었으나 직접 적 앞에 나아가 방비할 터이니 너무 심려 마십시오. 다만 원술은 왕명과 가문을 욕되게 하였으니 본보기로 목을 베어 주옵소서.”


“원술에게 무슨 죄가 있겠소. 혼자에게만 무거운 형벌을 내릴 수는 없소.”


왕은 원술의 죄가 없다고 했으나 김유신은 자신의 아들이 아니라며 원술을 보려 하지 않았어요. 

원술은 부끄럽고 두려워 감히 아버지를 보지 못하고 시골에 숨어 살았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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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당과 맞서 싸우다
M 지금 0 460 2024.07.05
672년 평양에서 황해도 배천까지 남쪽으로 내려온 당군은 신라군의 공격으로 다시 석문으로 올라갔어요.석문은 황해도에 있는 넓은 들판으로 임진강을 건너 평양으로 가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이었어요.신라 장창 보병의 모습신라군은 석문 들판의 남쪽에서 북쪽의 당군을 바라보며 진을 쳤어요.신라군은 이곳에서 당의 기병을 방어하기 위해 장창 보병을 이용하였어요.당 기병들이 신라군 진영으로 돌격해오자 신라 장창 보병들 앞에 서있던 궁수들이 화살을 한꺼번에 쏘았어요.쓰러진 기병들을 넘어 다른 기병들이 가까이 접근하자 궁수들이 뒤로 빠지고 장창 보병들이 이들을 대적했어요.장창 보병들은 병사를 노리지 않았어요.이들은 긴 창을 땅에 지지해 세우고 달려오는 말을 겨냥했어요.맨 앞의 말과 병사가 쓰러지자 뒤따르던 기병들의 움직임이 둔해지기 시작했어요.도끼를 든 부월수와 칼을 든 검수들이 주춤하고 있던 기병을 포위하여 하나씩 제거해 갔어요.이 전투에서 장창을 활용한 신라군은 당군 3천 명을 사로잡았어요.기분 좋은 승리였어요.승리에 취한 신라군은 도망가는 당군을 계속 쫓아가며 공격을 했어요.그러나 너무 정신없이 쫓다 적진 깊숙이 들어가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어요.이번에는 상황이 역전되어 거꾸로 당군의 공격을 받은 신라군은 대부분의 병사를 잃는 큰 피해를 입었어요.김유신의 아들 원술도 화랑으로 이 전투에 참가하고 있었어요.원술은 신라군이 밀리고 있을 때 남은 군사를 이끌고 적진으로 뛰어들려 했어요.이때 부하가 말의 고삐를 붙잡고 원술을 말렸어요.“대장부가 죽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죽을 곳을 택하는 것은 어렵습니다.이룬 것 없이 죽기보다 살아서 나중에 공을 세우는 것이 참다운 무사의 용기일 것입니다.”“남아는 구차하게 살지 않거늘, 장차 무슨 면목으로 아버지를 뵙겠는가?”원술이 말을 채찍질하여 달려 나가려고 하였지만, 부하가 고삐를 놓아 주지 않았어요.이 때 총사령관의 후퇴 명령이 떨어졌고, 원술도 눈물을 삼키며 다른 군사와 함께 후퇴를 하였어요.석문 전투에서 신라군이 크게 졌다는 …
매소성과 기벌포에서 당에 크게 이기다
M 지금 0 285 2024.07.05
석문 전투 이후 신라와 당은 서로 눈치를 보며 임진강을 중심으로 서로 대치하고 있었어요.당군은 칠중성과 매소성을 점령한 후 지금의 의정부 방면으로 남하하는 전진 기지로 삼았어요.신라군은 3차례에 걸쳐 매소성을 공격했으나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어요.신라군이 매소성을 정면으로 공격한다는 것은 승산이 없는 일로 보였어요.그러나 신라군에게 당군을 꺾을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 남았어요.이때 당군은 멀리 당으로부터 식량과 무기를 보급 받고 있었는데, 이 보급을 효과적으로 차단한다면 매소성의 당군을 고립시킬 수 있었어요.신라는 임진강 하구에 위치한 천성에 함대 1백 여척을 집결시키고 당 보급 함대를 기다렸어요.쇠뇌와 청동방아쇠뭉치쇠뇌는 방아쇠 장치를 이용해 화살을 발사하는 무기로 기원전부터 여러 전쟁에서 사용되었다.신라에서 제작된 천보노는 쇠뇌를 개량한 것으로 1천 보나 화살을 날릴 수 있을 만큼 성능이 뛰어나 당의 황제도 탐을 냈다고 한다.국립경주박물관675년, 당의 산둥 반도에서 군량미를 실은 당의 보급 함대가 출발했어요. 보급 함대는 칠중성에 주둔하던 당군과 서로 만나기로 약속되어 있었지요. 그러나 당 보급 함대가 만난 것은 뜻밖에도 신라군이었어요. 천성에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던 신라군은 당의 보급 함대를 공격했어요. 신라군의 공격에 당의 함선은 모두 불타고 말았어요.이 전투에서 신라는 당군 1천 4백 명을 죽이고, 병선 40척을 빼앗았어요. 말 1천 마리도 얻었지요. 당군 총사령관 설인귀도 신라군의 포위를 뚫고 간신히 도망갈 정도였어요.당시 매소성에 주둔하고 있던 당군은 겨울에 접어든 시기에 보급의 어려워지자 매우 불안해했어요. 당군의 사기가 떨어진 것을 알아챈 신라군은 매소성을 기습 공격해 순식간에 빼앗았어요.매소성을 빼앗긴 당군은 20만의 군사를 동원해 다시 공격해 왔어요. 그러나 이에 맞선 3만 명의 신라군은 죽을힘을 다해 싸워 물리쳤어요. 원술도 이 전투에 참가해 힘껏 싸워 지난날의 치욕을 씻고 큰 공을 세웠지요.확대보기전체보기매소성 전투신라군의 공격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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