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증왕, 나라의 기틀을 잡다

신라는 진한의 12개 작은 나라 중 하나인 사로국에서 시작했어요.
사로국은 주변의 작은 나라들을 통합하며 점차 힘센 국가로 발전해 나갔어요.
사로국이 고대 국가로 나라의 기틀을 잡은 것은 지증왕 때였어요.
사로국과 주변의 작은 나라들
지증왕은 64세의 늦은 나이에 마립간이 되었어요.
즉위하자 지증왕은 왕의 호칭을 지증마립간에서 지증왕으로 바꾸었어요.
신라의 옛 이름인 사로국에서는 ‘왕’이라는 호칭 대신 귀한 사람을 뜻하는 ‘거서간’, 무당 또는 제사장을 뜻하는 ‘차차웅’, 연장자를 뜻하는 ‘이사금’, 대군장을 뜻하는 ‘마립간’ 등 신라 특유의 호칭을 사용하고 있었어요.
지증왕은 이를 중국식 호칭인 왕으로 바꾼 것이에요.
이것은 신라가 작은 부족 국가들이 연합해 만든 힘없는 나라가 아니라, 강력한 왕이 모든 곳을 다스리는 중앙집권 국가로 일어설 준비를 갖추었다는 것을 뜻해요.
지증왕은 왕의 호칭뿐만 아니라 나라의 기틀을 다지기 위해 여러 정책을 실시하였어요.
죽은 주인을 따라 노예들을 함께 묻던 순장 풍습도 금지하였고, 농업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소를 농사에 이용하게 하였지요.
그리고 나라 이름도 “왕의 덕업이 나날이 새로워지고, 사방의 영역을 두루 망라한다”는 뜻을 지닌 ‘신라’로 바꾸었지요.
나라의 이름을 바꾼 건 이제 신라의 힘이 사방으로 뻗어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었어요.
행정구역과 여러 제도도 정비하여 왕권을 강화하였어요.
나라의 기틀이 안정되자 지증왕은 영토 확장에도 관심을 가졌어요.
특히 지증왕은 동해 바다 한가운데에 있던 우산국을 주목했어요.
당시 우산국은 많은 토산물을 생산했을 뿐만 아니라 고구려와 왜의 교역 항로에서 요충지였기 때문에 우산국을 항복시키면 동해의 제해권을 장악할 수 있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