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혁거세의 탄생

어느 날 여섯 촌장은 양산촌을 흐르는 냇가 언덕에 모여 회의를 열었어요. 임금이 따로 없었던 때라 여섯 촌장이 모여 중요한 일을 결정하곤 했어요. 양산촌의 촌장은 근심어린 표정으로 말문을 열었어요.
“백성들이 잘못된 생각으로 제멋대로 행동하니 어찌 하면 좋을까요?”
“마을마다 법도가 서로 달라 벌어진 일입니다.”
“맞습니다. 덕이 있는 분을 찾아 임금으로 삼고 나라를 세워 법도를 세워야 합니다.”
“좋은 생각입니다. 하지만 여섯 마을의 모든 백성들에게 존경받을 수 있는 분을 어떻게 모실 수 있을까요?”
여섯 촌장은 이런 생각 저런 의견을 제시해 보았지만 뾰족한 수가 나오지 않았어요.
그때였어요. 나정(우물) 옆 수풀 속에서 이상한 기운이 번개처럼 뻗치면서 말 울음소리가 크게 들렸어요. 여섯 촌장은 말 울음소리에 이끌려 숲 속으로 갔어요. 숲 속에서는 흰 말이 무릎을 꿇고 절을 하는 시늉을 하더니 하늘로 올라가는 게 아니겠어요. 말이 있던 자리에는 큰 알이 한 개가 놓여 있었어요. 알을 깨보니 거기에 튼튼한 사내 아기가 들어있었어요.
“응애! 응애! 응애!”
“아니 이런 일이 다 있나? 알에서 아기가 태어나다니 이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닐세.”
촌장들은 아기를 안아 냇가에서 몸을 닦아 주었어요. 그러자 아기의 몸에서 광채와 향기가 나고 아기 주변으로 새와 짐승들이 몰려와 춤을 추는 것이 아니겠어요. 이 모습을 기이하게 여긴 한 촌장이 말했어요.
여섯 촌장과 박혁거세
“우리의 소원을 알고 하늘이 임금을 주신 것이에요. 이 아기를 임금으로 모십시다.”
“어진 인물을 모셔 나라를 세우라는 옛말이 있으니 이것을 두고 하는 말일 것입니다.”
“좋소이다.”
태어난 알이 큰 박과 닮아서 성을 박씨로 삼았고, 빛으로 세상을 다스린다는 뜻을 담아 이름을 혁거세라 지었어요.
여섯 촌장은 아기를 거두어 정성을 다해 길렀어요.
아기가 10여 세가 되자 매우 똑똑하고 재주가 뛰어났어요.
13세가 되자 여섯 촌장은 임금에 해당하는 거서간으로 모셨어요.
천 년 동안 계속될 신라의 첫 번째 임금은 이렇게 탄생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