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사람들의 미소를 담은 백제 불상

백제는 불교를 받아들인 후 많은 불상을 만들었어요.
그 가운데 백제를 대표하는 불상으로 국보 제84호인 서산 용현리 마애 여래 삼존상이 있어요.
서산 용현리 마애 여래 삼존상은 백제가 중국과 왕래하던 교통로 상에 있는 충청남도 서산의 한 골짜기 바위 면에 새겨진 불상이에요.
이와 같이 깎아지른 절벽을 그대로 재료로 삼아 불상을 조각했기에 ‘마애’라 이름 붙였어요.
‘여래’란 부처님을 높이는 말이에요.
불상은 혼자 있기도 하지만 서산 용현리 마애 여래 삼존상처럼 양쪽 옆에 불상을 하나씩 끼고 있을 때가 많아요.
엄밀하게 따지면 부처님을 조각한 불상이 아니라 보살을 조각한 보살상이에요.
불교에서 받들어 모셔야 할 세 분의 존귀한 사람 즉 부처와 양옆에 두 보살이 나란히 있는 불상을 ‘삼존불’이라고 해요.
삼존불 속의 보살은 부처를 도와 중생을 구제하는 역할을 하지요.
삼국 시대 불상 중에는 삼존 형식의 불상이 많았어요.
서산 용현리 마애 여래 삼존상
문화재청
서산 용현리 마애 여래 삼존상은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넉넉한 분위기를 풍겨요.
특히 가운데 본존불의 미소는 웃는 듯 마는 듯 온화한 웃음으로 유명해요.
그래서 이를 ‘백제의 미소’라고 불러요.
이 미소는 햇빛이 비치는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고 해요.
마치 자기들 얼굴 모습을 부처님의 미소로 담고 싶어 했던 백제 사람들의 마음이 보이는 듯하지요.
서산 용현리 마애 여래 삼존상을 보면 백제 장인들이 돌을 다루는 솜씨가 얼마나 뛰어난지 알 수 있어요.
또한, 백제 사람들의 불교 신앙과 예술 정신을 엿볼 수 있지요.
이 밖에도 백제에는 많은 불상이 있어요.
국보 제128호인 금동 관음보살 입상은 공주에서 출토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높이 15.2㎝의 자그마한 보살상으로 백제의 불상 양식을 잘 보여주고 있어요.
머리에는 꽃무늬로 장식한 반원 모양의 관을 썼고 그 위에는 상투 모양의 머리(육계)가 높이 표현되어 있으며, 얼굴은 미소가 없어 근엄한 표정을 짓고 있지요.
국보 제134호인 금동 보살 삼존 입상은 하나의 광배에 삼존상을 배치한 형식으로, 보살상을 중심에 두고 양옆에 나한상을 배치한 독특한 작품이에요.
국보 제247호인 공주 의당 금동 보살 입상은 1974년 충청남도 공주시 의당면 송정리의 한 절터에서 출토된 보살상이에요.
머리에는 삼면보관을 쓰고 있는데, 가운데에 작은 부처가 표현되어 있어 관음보살을 형상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국보 제293호인 부여 규암리 금동 관음보살 입상은 그 높이가 21.1㎝로 1907년 충청남도 부여군 규암면의 절터에서 발견되었어요.
머리에는 작은 부처가 새겨진 관을 쓰고 있으며, 크고 둥근 얼굴에는 부드러운 미소를 띠고 있어요.
보살이 서 있는 대좌는 2중의 둥근 받침에 연꽃무늬가 새겨진 형태로 소박한 느낌을 주고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