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에 전해진 고구려 문화

일본 나라 지역에는 고구려가 멸망한 이후인 7세기 말 또는 8세기 초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다카마쓰 고분이 있어요.
이 고분의 벽에는 주름치마를 입은 여성들이 그려져 있어요.
그런데, 허리에 띠를 맨 긴 저고리에 색동 주름치마를 입은 벽화 속 여인들의 모습은 고구려 수산리 고분의 벽화와 매우 비슷해요.
수산리 고분은 5세기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이처럼 왜는 백제뿐 아니라 고구려 문화의 영향도 많이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고구려 수산리 고분 벽화
동북아역사재단
일본 다카마쓰 고분 벽화
동북아역사재단
삼국 시대에 왜로 건너가 문화를 전해준 사람 중에는 승려가 많았어요.
해박한 지식을 갖춘 지식인으로서 높은 수준의 문화를 전파하는 데 적임자였기 때문이지요.
왜로 건너간 삼국의 승려들은 왜 왕실의 융숭한 대접을 받았어요.
7세기 초에 고구려 승려 담징은 왜에 종이와 먹, 물감, 맷돌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 주었어요.
또한 호류사라는 절의 금당 벽화는 고구려의 담징이 그렸다고 전하는데, 1949년 화재로 불에 탔으나 현재 일부 복원되어 있어요.
고구려의 승려 혜자는 6세기 말에 왜로 건너가 요메이 국왕의 맏아들이자 왕위 계승 예정자인 쇼토쿠 태자의 스승이 되었어요.
당시 불교는 동아시아 문화권을 형성하는 중요한 문화적 매개체였기 때문에 쇼토쿠 태자는 혜자에게 불교의 깊은 진리를 배우고자 했던 것으로 짐작돼요.
이 무렵 백제의 혜총도 일본으로 건너가 혜자와 마찬가지로 쇼토쿠 태자의 스승이 되었어요.
혜자와 혜총, 두 승려는 쇼토쿠 태자가 세운 호코사라는 절에 머무르면서 왜의 불교 발전에 큰 역할을 하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