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만글라스, 신라 왕릉에 묻히다

유리는 5천 년 전 지중해 동쪽 연안에서 생활하던 상인들이 우연히 처음 발견했어요.
그리고 기원전 1세기쯤 이 지역의 유리 장인들이 ‘대롱불기’라는 기술을 개발하면서 본격적으로 유리그릇이 만들어졌어요.
대롱불기로 유리그릇 만들기
대롱불기 기술은 당시 지중해 지역을 장악하고 있던 로마에 전해졌고, 유리그릇은 로마가 점령한 세계 여러 지역으로 수출되면서 로만글라스란 이름이 붙게 되었어요.
유리라는 재료도 특별했지만 이를 이용해 만든 로만글라스는 매우 비싸고 귀중한 무역품이었어요.
봉수형 유리병(황남대총 남분)과 4세기 지중해 지역의 로만글라스
국립중앙박물관
지중해 지역에서 만들어진 로만글라스는 서역 상인들을 통해 거친 사막과 바다를 넘어 중국과 신라에 전해졌어요.
귀한 물건이다 보니 물론 신라의 왕이나 귀족들만이 가질 수 있는 물건이었죠.
로만글라스를 귀하게 여긴 신라 사람들은 왕이 죽자 로만글라스를 무덤에 함께 묻었어요.
그리고 왕이 영원히 로만글라스를 사용하기를 바랐어요.
지금도 유리그릇에 대해 풀지 못한 수수께끼가 많이 남아있어요.
하지만 왕과 함께 묻힌 유리그릇을 통해 당시 신라인들이 금과 함께 유리그릇을 매우 귀하게 여겼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또한 먼 옛날부터 신라가 멀리 떨어진 서역이나 로마와도 연결되어 있었다는 것을 유리그릇은 증명하고 있어요.